인물사진 잘 찍는 법

2008. 7. 5. 10:41

카메라로 찍는 피사체 중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찍는 것은 역시 인물일 것 입니다. 하지만 사진을 찍어 보면 찍어 볼 수록 인물 사진처럼 까다로운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까다로운지 설명을 하고 싶은데, 아직 내공이 부족해 자세하게 표현을 못하겠네요. 끙~)

예전 포스팅에도 밝혔지만, 사진에 관심이 생기면서 책을 구매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필드가이드>라는 시리즈입니다. 시리즈중에 가장 먼저 본 파트가 <인물사진 잘 찍는 법> 이었죠.

책의 내용은 초보인 쥔장의 예상을 정확하게 빗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기대했던 내용은 각종 상황에서 어떤 조리개값을 썼는지, 셔터속도는 어떻게 했는지, ISO는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이었죠.

책에서는 주로 피사체인 인물과 친해지라고 조언 합니다. 그리고 어떤 순간을 포착해야 인물사진이 잘 나온다고 설명하죠. 예를 들면, 농담을 던져 상대방의 긴장을 풀어준다던지, 모르는 사람을 찍기전에 먼저 양해를 구할 때의 장점과 찍고나서 양해를 구할 때의 장점들을 나열합니다.  책의 핵심은 인물과 친해져서 교감을 나눌 것을 가르치죠.

사실 실망이었습니다. 그닥 와 닿는 조언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제 우연히 아는 동생이 홍대 클럽에서 공연이 있다고 해서 홍대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커피숖 테라스에 어떤 한 외국인 젊은이가 누군가를 기다리며 맥주를 마시며 잡지를 읽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사진이 찍고 싶어졌죠. 몰래 찍을 까? 그냥 갈까? 10분여를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그 친구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짧은 영어 였지만 웃으면서 차분하게 상황을 설명했죠.

"안녕~ 나는 데이빗이라고해 (제 영어 이름입니다.) 난 회사다니는 사람인데 취미로 사진을 찍어. 근데 너가 앉아 잇는 모습이 매우 멋져서 사진을 찍고 싶은데 괜찮니? 참고로 난 게이는 아냐. 누구 기다리는 중이니? 너 진짜 잘생겼다" 등등등 아부를 섞어 가며 이야기 했더니 의외로 환하게 웃으며 자기가 어떻게 해주면 되냡니다. "웅~ 그냥 머 따로 포즈를 취할 필욘 없고, 그냥 편안히 하던거 하면 되는데~" 그랬더니 흔쾌히 오케이 해줍니다.

한 10여분 가량 촬영을 하고, 찍은 사진 그 친구한테 보여주고,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면 내가 찍은 사진 보내주마고 했더니 좋아하더군요.

공연이 끝나고 집에와서 결과물을 확인 했는데, 결과물은 매우 만족 스럽습니다. 제 실력에 비해서 아주 훌륭해요. 포커스도 잘 안맞고, 구도도 엉망일 수 있지만, 그나마 제가 머리 속으로 그렸던 그런 결과물이 비슷하게 나와줬습니다.

앞으로 당분간 인물 사진을 위주로 찍을 것 같습니다. 사진도 사진이지만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고 양해를 구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재미도 쏠쏠 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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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김재훈 2008.07.07 16:27

    그래도 용기 있으시네요. 전 붙임성이 없어가지고 찍고 싶었던 순간을 흘려버린 적이 한두번이 아닌데. 처음엔 몰래 캔디드샷이라든지 찍고 그랬었는데요, 초상권 문제도 그렇고, 그런게 해결이 안 된 상태에서 담은 건 아무리 맘에 들어도 내 사진 처럼 느껴지지가 않더라구요. 지금은 그래서 인물사진을 잠정적으로 포기했어요, 좀 더 나이먹고 넉살이 붙으면 그때나 도전해 볼까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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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웬리 2008.07.07 18:10 신고

      헛~ 크로아상 님이시죠? 제 블로그 까지 와주시고 감사합니다. ^^ 사실 좀 포스팅하긴 쑥스러운 사진이긴 합니다만, 머 차츰 나아지겠죠.

      제가 질문도 많이 하는데, 성의껏 답변해 주셔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많이 괴롭혀(?) 드리겠습니다. 꾸벅~

  2. shoochou 2008.07.07 16:50 신고

    아...사진 잘 찍었다....차분하고 진실되 보이고....글구 외국인에게 말을 붙인다라...멋져요
    ㅋㅋㅋ 역시 횽님이야...
    당분간 인물이라.....-_ 이거 이거 듣던중 엄청 반가운소리인데........ 기대해볼게요...같은 편이 된 듯한 기분이자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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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웬리 2008.07.07 18:11 신고

      아~ 저거 해석하면 청산 유수인데, 사실 콩글리시에 진땀 좀 뺐어.

      근데 확실히 외국애덜은 처음보는 사람하고 대화하는걸 낯설어 하진 않아. 문화의 차이인가? 여유있고 차분하게 잘 받아줘.

      재미 있는 경험이었음. ^^

  3. 색바램 2008.07.09 13:43 신고

    오호 정말정말 직접 찍은거. 역시... 외국 사람이라 틀려 보인다..
    말더 걸수있고..
    아까 청계천에서.. 애들 너무 귀여워서 찍어도 되냐고 하니깐 이상한 눈초리로 처다 보더군요 ㅡㅡ
    역시 문화 차이인듯...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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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웬리 2008.07.10 01:17 신고

      음..도짱님이군요? ㅋㅋㅋ 거~ 수염도 좀 기르고, 머리도 레게빠마 하고 함 도전해보자구욧!! 고고싱

  4. lllltotollll@naver.com 2008.07.16 00:07

    아 그나저나...사진이 강제축소되는 경우라.. 가장자리 선이 좀 ....뭉개지네 아숩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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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쎄이 2008.09.15 17:19

    헉, 저 이분 소개시켜 주세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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